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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 2025년 '그레이스완'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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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양한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중심의 기술 혁신과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 개시, 미국 대통령 선거,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격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 활성화, 중국 경기 둔화 등 2024년 금융시장 흐름을 좌우한 변수들은 2025년에 더욱 복잡하게 얽히면서 새로운 시장 리스크로 부상할 전망이다.

예측 가능하지만 해결책이 없는 경제 위험 요인을 뜻하는 '그레이스완'이 도처에 자리한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서의 기회를 잡으려면 투자 시장의 핵심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주요 그레이스완 리스크는 ▲트럼프 2.0 정책의 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 피벗 ▲빅테크, AI 및 미국 자산 쏠림 현상 등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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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0 불확실성

본격 막을 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2기에는 미국 우선주의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안길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서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열려 있다"면서도 "트럼프 변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2기 하에서 감세 및 규제완화로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효과가 기대되나 1기보다 강경한 보호무역, 이민제한 등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를 넘어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거나 성장에 하방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 전환과 인플레이션 압력 재개는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바클레이즈는 "트럼프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전면 시행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2.8% 하락할 것"이라며 주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울러 대선 이후 확대 재정이 강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대응력이 약화되고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도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트럼프 2기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로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자국 이기주의가 팽배해질 경우 글로벌 금리, 환율 전쟁이 이어져 거시 경제 및 금융시장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지정학 리스크 확대

지정학적으로는 중동 분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며,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선이 동결되고 중립국 형태의 종전 가능성은 커졌으나 종전 이후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 억제 전략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NATO 탈퇴를 레버리지로 가입국의 방위비 지출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역내 무역 및 투자,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스라엘도 이란 프록시(하마스, 헤즈볼라 등)를 넘어 이란과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세 형태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글로벌 공급망, 특히 반도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유럽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긴 마찬가지로, 유럽 내 극우 정당의 득세가 EU 통합과 정책 조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BCA는 "앞으로 프랑스 장기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불안정할 것이며, 이는 우리의 유럽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약세 포지션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 피벗·쏠림 주의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기조가 202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주요국의 금리는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 둔화 고민을 두고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금센터는 "연준과 영란은행(BOE)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인하 폭과 속도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라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저성장 대응을 위해 금리인하 가속화 가능성이 있는 한편 일본중앙은행(BOJ)은 견조한 소비, 춘계 임금인상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점쳤다. 연준의 경우 금리 인하 속도나 폭에 변화가 생길 경우 주식과 채권, 외환 시장에 모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또 다른 주목 포인트는 자산 쏠림에 따른 리스크와 경제 성장의 양극화 현상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증시는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2025년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주식은 MSCI 전세계 지수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집중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고평가와 소수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2월 7일 기준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상위 10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19배, 상위 10개 기업의 경우 29배로, 메가캡 기술주와 나머지 주식 간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다.

특히 AI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 이들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JP모간은 AI 관련 수익이 주로 하드웨어 제공업체와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에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 개발자와 통합자 부문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AI 도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의 실제 수익성은 아직 불확실한 상태로, 투자자들은 메가캡 기술주 외에도 AI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년 10만 달러를 돌파해 신고점을 찍은 비트코인도 2025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번스타인은 규제 명확성과 기관의 채택 증가로 인해 비트코인이 2025년 말까지 사이클 최고치인 2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증가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코인스피크는 옵션 트레이더들의 낙관적 전망인 11만 5000달러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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