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 목표 7000억달러 '빨간불'…대미·대중 수출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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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올해 회계연도 마무리까지 단 한 달만을 남겨둔 가운데 정부가 목표치로 삼았던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은 이미 요원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연말 들어 우리 수출 양대국인 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수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 '7000억달러 달성' 사실상 요원…'수출액 최대치 경신'도 어려울 듯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57억7000만달러)보다 5억8000만달러(1.4%)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으로 증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초에는 연신 400억달러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10%대의 부진한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1~11월 연속으로 500억달러 후반대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 13.9%를 시작으로 ▲8월 11.4% ▲9월 7.5% ▲10월 4.6% ▲11월 1.4% 등 5개월 연속으로 둔화했다. 지난달 1.4%의 수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증감률이자 수출 우상향이 이어진 14개월을 통틀어서도 최저 수준으로, 겨우 수출 플러스 명맥을 유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회계연도 수출 실적 집계까지 12월 단 한 달만을 남겨둔 상황이지만, 정부의 목표치인 7000억달러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까지 누계 수출액은 약 6222억달러로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달에만 약 778억달러의 성과를 내야만 한다. 역사상 월별 수출액이 700억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가능성의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7000억달러란 구체적인 목표치를 차치하더라도 '역대 최대 수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앞서 연간 수출 최대 실적은 지난 2022년 달성한 6839억달러로, 지난해에는 이보다 7.4% 감소한 6327억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과를 거뒀던 바 있다.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이번달에 약 608억달러의 성적을 내야만 한다. 월별 수출액이 600억달러대를 넘어서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 11월 대중·대미 수출 모두 마이너스 전환…내년 불확실성 고조 예상
우리 수출 양대국인 중국·미국으로의 실적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사실도 우려를 고조시키는 사안 중 하나다. 우리 수출이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각종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올 연말부터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입 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11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13억5000만달러)보다 7000만달러(-0.6%)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 2월(-2.4%) 이후 9개월 만이다.
감소율 자체는 보합세로 해석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해 11월까지 대중국 무역수지는 2월(2억4000만달러)과 9월(4억7000만달러)을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적자가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전에 수출 증감률마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더욱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대미국 수출은 103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09억4000만달러)보다 5억5000만달러(-5.1%) 감소했다. 대미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7.9%) 이후 16개월 만이다.
대미국 수출은 올해 1월 26.9%란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한 해의 성공적인 서막을 열었지만, 8월(11.1%)의 두자릿수를 마지막으로 9월과 10월에는 연속 3.4%의 저조한 증가율을 나타내다가 지난달에는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대미국 무역수지는 올해 평균 40억달러대의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수출은 역대 최대 목표 등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경제 전반을 이끄는 가장 강한 동력으로 작동해 왔지만, 내년에는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각종 불확실성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겠다는 목표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천명하는 한편, 중국에는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는 만큼 신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그동안 순항을 이어왔던 대미국 수출이 흔들릴 공산이 크다. 중국에 80% 이상의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중국을 향한 고율 관세도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연말까지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중국·대미국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10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에 자동차 부품업계 파업과 선적 차질 등 여러 악재가 겹쳤음에도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듯 12월에도 수출 우상향 모멘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트럼프 정부가 돌아와 양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모두 증가하겠지만, 올해에는 아직 대중국·대미국 모두 100억달러 이상 수출액을 내고 있어 위기라고 해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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