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로레알·도이치방크 약세 속에 일제히 하락… 유로존 경기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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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에 주목하면서 기업들 실적 발표에 따른 대형주들의 등락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1.56포인트(0.30%) 내린 518.84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이번주 들어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520선 밑으로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4.29포인트(0.23%) 떨어진 1만9377.62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7.62포인트(0.50%) 내린 7497.48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47.90포인트(0.58%) 하락한 8258.64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6.29포인트(0.10%) 내린 3만4697.23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32.50포인트(0.27%) 오른 1만1865.2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시장은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특히 주목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방크는 부실 대출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한 후 0.85% 떨어졌다. 이 은행은 2024년 대출 손실 충당금 예측을 기존 30bp(베이시스포인트)에서 38bp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럴 경우 연간 충당금이 작년의 15억 유로에서 약 18억 유로로 늘어날 전망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어려운 독일 경제 환경이 도이치방크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약 200년의 역사를 가진 영국의 맨그룹(MAN Group)도 UBS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뒤 2.67%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럽 벤치마크 지수에 포함된 은행 섹터도 0.49% 하락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프랑스의 로레알은 3분기 매출이 예상을 밑돌면서 2.49% 떨어졌다. 중국 내 미용 제품 수요 감소와 피부과 부문의 성장 둔화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이었던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6%였다.
니컬러스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소비자 신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섹터에는 업체별 희비가 엇갈렸다.
세계 4위이자 유럽 2위인 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3.00% 오른 반면, 스웨덴의 볼보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후 5.9% 하락했다. 볼보는 이날 올해 소매 매출이 7~8%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7월 예측치 12~15%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의 미국 대선과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궤적에 대한 전망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불어넣는 양상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소폭 인하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미국의 재정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날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라가르드 총재가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추측에 찬 물을 끼얹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 둔화가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존에서 나오는 상대적으로 약한 지표 흐름으로 유로존의 회복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TOXX600 기업 중 35.3%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면서 "이는 일반적인 상회율 5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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