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임금 하락, 가계 및 경제 성장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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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의 임금이 7~9월(2024/25회계연도 2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하락세를 보였다. 임금 하락이 가계 지출 감소로 이어지며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라라 증권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 부문 상장사의 2분기 실질 고용 비용(Inflation-adjusted employment costs)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증권사 모티랄 오스왈 파이낸셜 서비스(Motilal Oswal Financial Services) 등의 분석에서도 임금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블룸버그는 "고용 비용 감소는 직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 경제가 8% 이상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도시 중산층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도 야권 역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중산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무시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라라 증권의 가리마 카푸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술 부문의 채용 둔화와 제조업체의 수익성 저하는 실질 소득 및 임금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와 인포시스·위프로·HCL 테크놀로지 등 주요 IT 서비스 기업의 2분기 고용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약 8% 증가율 대비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이다.
임금은 줄어든 반면 식품 등 물가는 상승하면서 도시 중심의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비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소매 식품 가격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0.8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인도 소비자들은 비누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비재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인도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와 소비재 기업 힌두스탄 유니레버 등 모두 도시 중산층의 소비 부진으로 기업 수익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을 구성하는 기업의 절반가량이 (소비 부진으로) 2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익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의 감소는 인도 경제 성장세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이 6개 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수 기관은 소비 부진, 특히 도시 소비가 부진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카푸르는 "가계 소비가 3분기(10~12월)와 4분기(2025년 1~월)까지 계속해서 어려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계연도의 연간 경제 성장률 추정치를 이전의 7.18%에서 6.8%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 콜카타 주유소에서 루피화 세는 사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인도중앙은행(RBI)이 기준금리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달 14일 "RBI는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식료품과 연료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 가격은 인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46%를 차지한다. 채소 가격 급등으로 인도의 10월 CPI는 14개월래 최고치인 6.2%를 기록했다.
다만 샤크티칸타 다스 RBI 총재는 "가격 안정, 금융 안정, 지속가능한 성장 모두를 목표로 한다"며 고얄 장관의 금리 인하 주장에 반박했다.
RBI는 지난 달 9일 레포 금리를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레포 금리는 6.5%로, 지난해 2월 이후 이달까지 10번째 동결한 것이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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