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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나마 운하 통항료 너무 비싸...통제권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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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1일(현지시간) 중미를 관통하는 파나마 운하의 통항료가 너무 비싸다며 운하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파나마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보수단체연합 '터닝포인트 USA'가 개최한 연례행사 '아메리카 페스트'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동시에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며 중국의 운하 통제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모임이 끝난 후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좁은 수로 위에서 펄럭이는 성조기 이미지를 올리고 "미국 운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다른 곳에서처럼 우리는 파나마 운하에서도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이 10년 전 파나마에 양도한 파나마 운하가 "파나마와 파나마 국민들에 준 것이지만 조건이 있다"며 "(미국의) 관대한 조치에 대해 도덕적이고 법적인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즉각 주저없이 넘기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녹화된 연설에서 "파나마의 독립은 협상 대상이 아니며 중국은 운하의 관리에 아무 영향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동시에 파나마가 부과하는 통항료는 멋대로 정한 것이 아니며 정당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공개한 성명에서 "파나마 운하 전부와 주변 지역은 파나마가 소유하며 계속해서 파나마에 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는 "두고보자"고 응수했다.

중국은 운하를 통제하거나 관리하지 않지만 홍콩에 있는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가 운하의 카리브해와 태평양 입구 쪽에 있는 두 개의 항구를 오랫동안 관리하고 있다.

수로 길이 82km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1881년 프랑스가 처음 공사를 시작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지고 공사 중 사망자가 늘어나 1889년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미국이 1904년 사업을 넘겨받아 운하의 대부분을 건설해 1914년 개통했다.

미국은 운하 및 주변 영토를 계속 관리했다. 그러다가 1977년 카터 대통령 당시 토리호스-카터 조약을 체결하고 운하를 파나마에 이양했다. 미국은 합동 관리 기간을 거쳐 1999년 운하 통제권을 넘겼다.

파나마 운하는 연간 최대 1만4000척의 선박이 통행할 수 있으며,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자동차 및 상품 수입의 주요 통로이자 액화천연가스 등 미국 물자의 수출 통로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주권 국가에 영토를 넘기라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협상시 동맹을 협박하고 막말을 구사하는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을 드러낸다. 트럼프가 어떻게 운하 통제권을 되찾아올지는 불확실하다. 국제법상으로도 운하 통제권을 되찾아올 방법이 없다.

트럼프 당선자가 영토적 팽창을 공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그는 캐나다를 미국의 주로 만들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조로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2017~2021년 재임 중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했으나 덴마크 당국이 단호하게 거부해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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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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