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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증시, ECB 금리 인하 영향력 소화하며 혼조세 마감… 브루넬로 쿠치넬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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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시장 예상대로 정책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지만 이것이 과연 침체된 경제를 되살릴 만큼 충분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충분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국의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75포인트(0.14%) 내린 519.20으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개장 초반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곧 하락세를 보인 끝에 약보합 수준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7.11포인트(0.13%) 상승한 2만426.2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46포인트(0.03%) 내린 7420.94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14포인트(0.12%) 뛴 8311.76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26.06포인트(0.36%) 상승한 3만4857.37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4.50포인트(0.21%) 내린 1만1764.80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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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ECB는 이날 주요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치금리는 기존 연 3.25%에서 3.0%로, 레피금리는 3.40%에서 3.15%로, 한계대출금리는 3.65%에서 3.40%로 각각 내렸다. 

금리 인하에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제성장률 전망 하락 등 두 가지 동인(動人)이 모두 작용했다.

물가상승률과 관련 ECB는 올해 평균 2.4% 수준일 것이고 내년에는 2.1%, 2026년에는 1.9%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었다. 

ECB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가 0.7% 성장하고, 2025년에는 1.1%, 2026년에 1.4%, 2027년에 1.3%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 9월 추정치보다 내년은 1.3%포인트 낮고, 2026년은 1.0%포인트 낮은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ECB는 이날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면서 올해 네 번째로 금리를 인하했다"면서 "하지만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전쟁의 위험에 처한 침체된 경제를 지탱할 만큼 빠른 금리 인하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고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에 주목했고, 이후 독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에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말까지 약 120b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BCA 리서치의 유럽 전략가인 마티유 사바리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고, 주요 지표는 임금 상승률이 둔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성장은 부진하지만 파국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ECB가 일관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그래야 내년에 (미국 등과) 무역 전쟁이 발발할 경우 쓸 수 있는 (금리 인하라는) 탄약을 비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유럽 기업들이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2025년도에 불어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중앙은행(SNB)는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SN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는 1.0%에서 0.5%로 50bp 인하했다. 시장 전망치 25bp를 뛰어넘었다. 스위스프랑의 강세와 낮은 물가상승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와 독일에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 화두가 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직까지 후임 총리는 지명하지 못하고 있고, 독일에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자신의 불신임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독일은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이 예정돼 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명품 섹터가 0.9% 상승한 반면, 기초자원은 1.7%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이탈리아의 명품 업체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2024년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뒤 8.04% 급등했다. 

조니워커 시리즈를 만드는 영국의 주류업체 디아지오는 UBS가 이 회사의 미국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한 후 2.7% 상승했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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