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1.5조달러 시장' 억만장자 잉글랜더의 베팅 ACHR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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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이른바 전기 수직이착륙(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기술이 월가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억만장자 이스라엘 잉글랜더가 관련 종목을 대량 매입해 관심을 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13F 보고서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잉글랜더가 이끄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3분기 엔비디아(NVDA)와 팔란티어(PLTR)를 팔고 전기 에어 택시 개발 업체 아처 에비에이션(ACHR)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매수 규모는 320만주 이상.
인공지능(AI) 대장주를 팔고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테마주로 갈아탄 셈이다. 이번 아처 에비에이션 투자 금액은 980만달러. 이에 따라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업체의 주주 명부 11위에 랭크됐다.
비행기처럼 하늘을 나는 택시는 아직 꿈의 기술로 여겨지지만 현실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업계 전문가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업적인 에어 택시가 미국 일부 도시에서 이르면 2025년 중 등장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인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2040년 에어 택시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간 스탠리는 "하늘을 달리는 택시가 더 이상 과학이나 공상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1940년대 헨리 포드가 말한 '비행기와 자동차의 결합'이 현실화될 뿐 아니라 2040년이면 이른바 에어 모빌리티 시장이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처 에비에이션의 에어 택시와 조종사 [사진=블룸버그] |
고도의 기술력이 접목된 배터리와 자동화 시스템, 첨단 제조 설비까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전기 에어 택시를 만들어내기 위한 인프라가 이미 갖춰졌고, 수 년 전부터 가동중인 군사적인 목적의 드론이 에어 택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장기적으로 연평균 46%의 성장을 연출하며 2040년 전세계 주요 도시의 하늘을 누비는 에어 모빌리티가 43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예상한다.
일부에서는 보다 강력한 낙관론을 제시했다. 전기 수직이착륙(eVTOL)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2050년 9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심 에어 모빌리티 시장 전망 [자료=모간 스탠리] |
뉴욕증시에 상장된 아처 에비에이션은 2018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범, 조비 에비에이션(JOBY) 및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EVTL) 등과 함께 몇 안되는 에어 모빌리티 개발 업체로 꼽힌다.
사실 도요타를 포함한 자동차 메이저들과 차량 공유업체 우버,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에어버스까지 관련 업체들이 에어 택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기술 개발에 잰걸음을 하는 상황. 하지만 순수한 수직이착륙(VTOL) 에어 모빌리티 개발 업체로는 아처 에비에이션과 조비 에비에이션이 대표적이다.
여전히 스타트업 단계인 아처 에비에이션이 개발중인 모빌리티는 전기차와 에어 택시를 결합한 형태다. 수직이착륙(VTOL)이 가능하면서 휘발유가 아닌 배터리로 움직이는 운송 수단인 셈이다.
창사 후 6년동안 업체는 기술 개발에 작지 않은 진전을 이뤘다. 지난 2021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체 개발한 에어 모빌리티 메이커(Maker)의 첫 선을 보였다.
메이커는 12개의 전기 프로펠러를 탑재한 2인승 완전 전기 수직이착륙(eVTOL) 모빌리티로, 각각 5개의 날개를 단 6개의 틸트 프로펠러가 전진 비행 및 수직이착륙에 사용되고, 각 2개의 날개를 단 6개의 고정 프로펠러는 수직이착륙 전용으로 설계됐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메이커가 시속 150마일(240km) 속도로 60마일(97km)을 비행할 수 있고, 6개의 독립적인 배터리 팩에 의해 구동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 11월 아처 에비에이션은 메이커를 본사에서 비행 시험 시설까지 이동시켜 초기 비행 시험을 개시했고, 같은 해 12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감항증명서를 받았다. 이어 12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2025년 도심항공이동(UAM)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필두로 서비스 영역을 점차 넓힌다는 것.
업체는 이를 위해 로스앤젤레스(LA) 교통국 및 어반 무브먼트 랩스(Urban Movement Labs)와 협력해 필요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서비스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마이애미시와도 이 같은 사전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운행할 에어 택시가 1~2시간 걸리는 이동 시간을 10~20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업체는 총 4단계로 이뤄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 절차 중 3단계까지 통과한 상태. 시장 전문가들은 마지막 관문의 통과 역시 낙관한다.
2025년은 아처 에비에이션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연방항공청(FAA)의 최종 승인을 받아내고 본격적인 에어 택시 비즈니스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업체가 개발한 전기 에어 모빌리티 미드나이트(Midnight)는 초고속 배터리 충전시스템을 갖추고 20~50마일을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탑승 인원은 조종사를 제외하고 최대 4명까지다. 소음을 최소화한 것이 미드나이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에어 택시의 상용화를 이뤄내지 못한 아처 에비에이션은 아직 대규모 적자를 내는 실정이다. 이렇다 할 매출 없이 2024년 3분기에만 업체는 1억1539만달러, 주당 0.29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 비용은 1억2210만달러로 집계됐다. 업체는 4분기 영업 손실이 9500만~1억100만달러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더의 이번 주식 매입 이외에 월가의 강세론자들이 아처 에비에이션에 '입질'하는 이유는 에어 택시 시장의 장기 고성장을 예측하기 때문. 아울러 업체가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월가의 성장주 투자 아이콘으로 꼽히는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 역시 아처 에비에이션을 적극 사들이고 나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ARK의 대표 펀드는 지난 10월28~10월30일 사이 아처 에비에이션을 250만주 편입했다. 업체의 주가가 3달러 선으로 밀린 사이 대량 매입한 것.
캐시 우드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TSLA)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 알아차리고 공매도 1순위였을 당시부터 적극 베팅했다는 점에서 최근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시장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태동기에 테슬라를 매입했을 때의 논리로 아처 에비에이션에 베팅할 것을 추천한다.
테슬라 주가가 2010년 이후 2만7000%에 달하는 상승 랠리를 연출한 것처럼 에어 택시 업체 역시 새로운 시장의 외형 성장에 기대 날아 오를 것이라는 기대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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